너무나 짧아진 젊음, 너무나 길어진 노년
link  야 떠나자   2026-02-16

너무나 짧아진 젊음, 너무나 길어진 노년

1인 가구의 시대, 생애주기의 각 단계에서 개인들에게 고유하게 요구되는 조건은 혼자일 수 있는 능력 계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. 젊다는 조건만이라도 갖춘다면, 기능적으로 미분화된 혼자 사는 삶은 그다지 힘겹지 않을 수 있다. 젊은 신체와 질병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. 감기몸살쯤은 혼자 사는 젊은 사람에게는 성적 자유라는 보너스까지 때로 보장된다.

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 혼자 사는 건 로망에 가깝다. 젊지는 않지만 경제력을 지니고 있다면, 그런대로 결정적인 삶의 장애요인과 부딪히지 않을 수 있다. 물론 가사노동과 같은 혼자일 수 있다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조금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.

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혼자 사는 삶의 기능적 미분화를 각종 대행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얼마든지 편리하게 극복할 수 있다.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가사노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해도 남 보기에 누추하지 않은 삶을 사는 데 지장이 없다.

기능적으로 미분화된 혼자의 삶이 혼자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과제는 그 사람이 젊거나 아주 돈이 많기만 하다면 잠정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다. 이런 조건을 갖추었고 혼자 사는 삶이 약간의 의지가 있다면 혼자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단독인으로서의 변신은 크게 어렵지 않다.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.

젊은 시절은 영원할 수 없다. 사람의 인생에서 젊은 시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. 평균수명이 60세라면, 신체적 미성숙에서 벗어나 성인으로 자랐으면서도 아직 노화의 징후들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20대의 10년간은 전체 인생의 1/6에 해당한다. 하지만 평균 수명이 80이라면 20대의 10년간은 전체 인생의 1/8로 줄어들고, 60세 이후의 노년의 삶은 전체 인생의 1/4까지 늘어난다.

개인의 의지만으로 혼자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를 기대하기에는 인간은 향후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노화의 그림자를 동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.

타인의 도움 없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자립의 능력은 혼자일 수 있는 능력이 자라는 토대이다. 하지만 노화는 혼자일 수 있는 능력의 토양인 최소한의 자립을 위대롭게 만드는 외적 방해요인이다.

아무리 치열한 자기에 관한 물음도, 자기밀도를 높이려는 철저한 시도도, 노화라는 세월의 흐름은 이겨낼 수 없다. 게다가 비혼에 의한 젊은 1인 가구보다는 사별과 이혼 등의 이유로 노년의 1인 가구는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, 젊음이 전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노년의 시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는 혼자일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중대한 장애요인으로 자리 잡는다.







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
노명우 지음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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